린지 사중주단은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현악 사중주단으로 명실공히 인정받고 있다. 그들의 연주와 해석은 부쉬나 베그 사중주단과 같은 과거 유럽 최고의 현악사중주단에 의해 이어져 내려온 위대한 유럽적 전통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평가받는데, 그들 연주의 강렬함과 자발성, 그리고 청중과의 교감 능력에 있어 최고의 기량을 선보이기 때문에 전세계 청중들로부터 사랑과 갈채를 받고 있다.

린지 사중주단은 영국의 왕립 음악 아카데미(Royal Academy Music)에서 창립되었고, 킬(Keele) 대학교의 부총장이었던 로드 린지(Lord Lindsay)로부터 사중주단의 이름을 따왔다. 쉐필드 대학교에서 6년간을 보낸 후, 린지 사중주단은 맨체스터 대학교에 상주하면서 현악 사중주를 연주하고 있다.

린지 사중주단은 유럽과 미국 양대륙을 비롯한 세계 곳곳에서 바쁜 국제적 스케줄을 보여주고 있지만, 그들 작업의 핵심은 뭐니해도 맨체스터 대학교와 그들의 고향도시인 쉐필드에서 이루어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1984년 쉐필드에서 그들은 그들 자신의 실내악 페스티발을 개최하기도 했었는데, 이제 이 페스티발은 영국 음악계에 있어서 고유한 위치를 차지하는 연례 행사가 되었다. 이 테스티발은 콘서트의 비형식적인 편한 분위기와 친밀하고 열띤 연주 분위기로 유명하며, 위그모어 홀과 같은 다른 여러 장소로 개최지를 옮기면서 거행되기도 했다. 특히 린지 사중주단은 1992년 11월 새단장을 끝내고 재개장된 위그모어 홀로 복귀하여 25주년 시즌의 개막을 축하하는 연주회를 거행하기도 했다. 이런 영국 음악계에서의 열정적 활동 덕분으로 로열 필하모닉 소사이어티는 린지 사중주단의 작업을 높이 평가하면서 1991년 그들에게 공로상을 수여하기도 했다.

이 사중주단은 마이클 티페트 경의 음악과 특별한 유대관계를 가지고 있으며, 티페트 경의 현악 사중주 전곡을 녹음했다. 1979년에 4번 현악사중주의 세계 초연을 갖기도 했으며, 1992년 5월에는 쉐필드에서 5번 현악사중주를 위촉받아 초연하기도 했다.

린지 사중주단은 ASV에 독점적으로 소속된 아티스트들이며, 그들의 폭넓은 디스코그라피에는 베토벤과 바르토크의 현악사중주 전곡집과, 하이든, 슈베르트, '보헤미아 작곡가들'에게 헌정된 다수의 시리즈들을 포함하고 있는데, 모두가 평론가들로부터 극찬을 받은 연주들이다. 특히 그들이 녹음한 첫 번째 베토벤 현악사중주 전곡 녹음은 그라모폰상을 수상하는 등 평론가들로부터 극찬을 이끌어 냈으며, 2004년 완성된 그들의 두 번째 베토벤 현악사중주 전곡 녹음은 현대 현악사중주단이 보여준 놀라운 위업이라는 평가와 더불어 연주의 측면에서도 더욱 원숙하고 세련된 연주를 들려준다는 평론가의 격찬을 받고 있다.

린지 사중주단은 그들 특유의 아름다운 소리를 들려준다. 바이올린의 소리는 여리고 가벼우며 애조를 띠고 있기까지 하며, 첼로의 소리는 더블베이스를 연상시킬만큼 풍부하고 중후한 저음을 들려준다. 이런 소리의 바탕에는 놀랄만한 악기의 조합이 숨어있다. 제1바이올린주자 피터 크라퍼(Peter Cropper)는 황금 시기에 제작된 스트라디바리우스로 연주하고 있으며, 비올라주자 로빈 아이얼랜드(robin Ireland)는 1630년 경에 만들어진 아마티를 연주하고 있다. 제2바이올린주자 로날드 버크스(Ronald Birks)는 1694년의 '캄포 셀리스'(Campo Selice) 스트라디바리우스를 연주하며, 첼로 주자 버나드 그레고어-스미스(Bernard Gregor-Smith)는 같은 해에 제작된 루지에리(Ruggieri) 첼로를 연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