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의 향기... 사르수엘라


[집시의 장면 - La alegría de la huerta - Jarvis Conservatory]

사르수엘라는 스페인 사람들의 삶의 여러 모습들을 무대 예술의 형태로 유쾌하게 묘사하는 생동감 넘치는 장르이다. 이 스페인의 음악적 희극은 스페인적인 모든 것, 특히 스페인의 인물들, 축제들, 관습들, 일화들 그리고 문학적 양식들이 집약된 수도 마드리드에서 기원했다. 그렇지만 사르수엘라의 카탈로그에 포함된 많은 보물들의 중요한 가치는 유명 사르수엘라 작곡가들의 음악에 존재한다고 할 수 있다.

대화와 노래를 동반하는 하나의 장르로서의 사르수엘라는 그 영광의 시기를 오페라와 19세기 산문과 시문 극장, 그리고 후에 20세기 초기의 영화와 동고동락을 함께 했다. 이 인기있는 장르를 위해 건설된 극장들, 특히 마드리드에 있는 테아트로 드 라 사르수엘라(1856)와 테아트로 아폴로(1873-1929)를 비롯한 중요한 극장 회사들, 그리고 그들의 스페인과 아메리카의 순회 공연 덕분에, 사르수엘라는 열혈 관객을 끌어 모으며, 서반아어권 국가들 전체로 퍼져나갔다. 어떤 이들에게는 이국적인 다른 사회를 경험하게 해주는 호소력 있는 오락성이 매혹적으로 느껴졌을 것이며, 다른 이들에게 사르수엘라는 아메리카 드림을 위해 떠나야만 했던 모국에 대한 향수 혹은 모국으로부터의 선물이었을 것이다.

사르수엘라는 놀라운 생생한 예술적 표현성을 지니고 있다. 에밀리오 아리에타(1823-1894), 프란시스코 아센호 바르비에리(1823-1893), 마누엘 페르난데스 카바예로(1835-1906), 페데리코 추에카(1846-1908), 토마스 브레톤(1850-1923), 아마데오 비베스(1871-1932), 호세 세라노(1873-1944), 마누엘 페네야(18880-1939), 페데리코 모레노 토로바(1891-1982), 그리고 파블로 소로사발(1897-1988) 등은 이런 예술적 표현성을 보이는 작품을 남긴 작곡가들 중 단지 소수를 거명한 것에 불과하다. 이들 모두는 스페인 전지역에서 모여든 음악가들에 의해 다듬어지며 주로 마드리드에서 한 세기를 넘어 발전해온 사르수엘라 장르의 두말할 나위 없는 마스터들이다.

[사르수엘라 작곡가들을 담은 우표: 위에서부터 카바예로, 비베스, 브레톤]

사르수엘라의 기원은 17세기말 마드리드 근교의 사르수엘라 궁전에서 노래되었던, 후안 데 이달고의 음악이 붙은 페드로 칼레론 데 라 바르카(1600-1681)의 작품들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사르수엘라'는 원래 '사르사'(나무딸기)의 덤불이라는 뜻으로, 스페인 왕실의 별장인 사르수엘라 궁전에 사르사가 많아 궁전 이름도 사르수엘라 궁전이 되었고, 이 궁전에서 행해지던 극음악 역시 사르수엘라로 불리게 된 것이다.)

[사르수엘라 궁전]

이 초기 사르수엘라는 이탈리아 작곡가 혹은 이탈리아 양식을 모방한 스페인 작곡가들의 음악에 맞춰 라몬 데 라 크루스의 이탈리아 희극의 수용으로 이어졌는데, 이 작품들은 18세기 말엽까지 마드리드의 극장들에서 공연되었다. 19세기 초에 이르면 마침내 최초의 근대 사르수엘라들이 쓰여지는데, 이는 스페인적 요소로 가득 찬 텍스트와 스코어를 가진 진정한 스페인 음악 희극이 발흥이었다. 발렌시아의 작가 안토니오 에시메노에 따르면, 이 시기들의 사르수엘라 작품들 대부분이 희극인 것은 근대 스페인 대중이 음악의 단순한 열정에 함몰하기보다는 플롯을 이해하는 것을 즐기는 미감을 소유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스페인 사람들은 극음악을 열정적으로 즐긴다. 그러나 그들은 그 열정 때문에 판단력을 희생시키지 않는다. 사르수엘라들은 간주곡 역할을 하며 음악적인 드라마를 정밀하게 묘사하는 음악적 소품들을 가지고 있다. 사르수엘라에서 장면들은 대사로 전달되고, 음악을 요하는 몇몇 부분들, 즉 열정적 요소가 두드러지는 부분들만이 노래된다. 이야기, 인물들, 관습들에 대한 전체적 고안물이 들릴 수 있고 또한 이해될 수 있다. 이로 인해 음악듣기의 즐거움와 이해력의 고양이 결합된다."(Sobre los origenes y reglas de la musica, III, 3, 1796, pp. 195-196)

사르수엘라들은 두 가지 양식으로 나뉜다. 소규모 장르(genero chico)는 한시간 짜리 공연에 알맞은 단막 구조 속에서 마드리드의 유명한 인물들을 등장시키는 작품들로 이뤄져 있다. 반면 대규모 장르(genero grande) 또는 대규모 사르수엘라는 오페라를 닮은 여러 막으로 구성된 작품들이다. 그러나 사르수엘라 작품들은 또한 그들의 플롯에 따라 분류될 수 있다. 마드리드 토박이 사투리와 표현들을 간직한 'La verbena de la Paloma', 'Agua, azucarillos y aguardiente', 'La Revoltosa'와 대규모의 'Dona Francisquita'와 'La Chulapona' 같은 마드리드를 무대로 한 전형적인 사르수엘라들이 있다. 또한 'La del soto del Parral', 'La rosa del azafran', 'La patria chica' 같이 민속적 요소를 많이 간직한 지방색이 짙은 사르수엘라들이 있다. 그리고 'La Generala', 'La cancion del olvido' 그리고 'Bohemios'와 같은 유럽을 바라보는 오페레타들도 있다.

사르수엘라는 다른 음악 장르와 마찬가지로 청중들의 취향에 맞춰 진화하고 변천한다. 19세기에는 'Jugar con fuego'(1851)와 'El duo de La African'(1893) 등이 폭넓게 환영받았지만, 20세기에 청중들은 'La gatita blanca'(1907), 'La corte de Faraon'(1910)과 같은 보드빌(희가극) 스타일의 작품들에 열광했다.

초기 레코딩 이후 지금까지 줄곧 사르수엘라에서 위대한 가수들 음성을 들을 수 있었다. 초기에는 Mercedes Capsir, Hipolito Lazaro, Conchita Supervia, 그리고 Graziella Pareto 등의 아티스트들이 있었고, 좀 더 나중에는 Miguel Fleta, Marcos Redondo 그리고 Luis Sagi-Vela 등이 등장했다. 현재에는 Carlos Alvarez, Ainhoa Arteta, Enrique Baquerizo, Maria Bayo, Teresa Berganza, Montserrat Caballe, Lola Casariego, Rafael Castejon, Placido Domingo, Alfonso Echeverria, Federico Gallar, Alfredo Kraus, Manuel Lanza, Luis Lima, Pilar Lorengar, Milagros Martin, Isabel Monar, Raquel Pierotti 그리고 Emilio Sanchez 등 스페인 오페라 무대의 모든 유명한 가수들이 사르수엘라를 노래한다. 레코딩은 Pedro Alcalde, Ataulfo Argenta, Rafael Ferrer, Rafael Fruhbeck de Burgos, Enrique Garcia Asensio, Antoni Ros Marba, Daniel Montorio, Federico Moreno Torroba, Miguel Ortega, Luis Remartinez, Miguel Roa, Pablo Sorozabal 그리고 Jose Luis Temes 등의 지휘자에 의해 만들어졌다.

[Teresa Berganza]

사르수엘라는 지금도 라디오, 영화 그리고 음반들을 통해 전파되면서 문화적 정체성의 상징으로 서반아어권 세계의 모든 구석에까지 미치고 있다. 오늘날에도 이 모든 이유들 때문에, 이 스페인 음악 희극의 보석들을 알게 되면, 아름답고 즐거운 음악 양식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그것은 바로 스페인의 향기... 사르수엘라이다. (빅토르 파간 - 테아트로 드 라 사르수엘라)